<동시대인이란 무엇인가>(조르주 아감벤) 메모 쓰기관련

<동시대인이란 무엇인가?>

 

“참으로 자신의 시대에 속하는 자, 참으로 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와 완벽히 어울리지 않는 자, 자기 시대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자, 그래서 이런 뜻에서 비시대적인/비현실적인 inattual 자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까닭에, 바로 이 간극과 시대착오 때문에 동시대인은 다른 이들보다 더 그의 시대를 지각하고 포착할 수 있다.” / “똑똑한 인간은 자신의 시대를 증오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래도 자신이 자신의 시대에 돌이킬 수 없이 속하며, 자신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71쪽

 

“동시대성이란 …… 시차와 시대착오를 통해 시대에 들러붙음으로써 시대와 맺는 관계이다. 시대와 너무 완전히 일치하는 자들, 모든 점에서 시대와 완벽히 어울리는 자들이 동시대인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런 까닭에 그런 자들은 시대를 보는 데 이르지 못하고, 시대에 보내는 시선을 고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72쪽

 

“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빛이 아니라 어둠을 지각하는 자이다. 모든 시대는 그 동시대성을 체험하는 자들에게는 어둡다. 따라서 동시대인이란 이 어둠을 볼 줄 아는 자, 펜을 현재의 암흑에 담그며 써내려갈 수 있는 자이다.” 75~76쪽

 

“세기의 빛에 눈멀지 않고 그 속에서 그림자의 몫, 그 내밀한 어둠을 식별하는 데 이르는 자만이 동시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77쪽

 

“동시대인이란 자기 시대의 어둠을 자신과 관계있는 어떤 것, 자신을 끊임없이 호명하는 어떤 것, 모든 빛보다도 더 우리를 향해 직접, 그리고 독특하게 방향을 트는 어떤 것으로 지각한다. 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에서 오는 암흑의 빛줄기를 온 얼굴로 받는 자이다.” 77~78쪽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성운은 그 빛이 우리에게 도달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서 멀어진다. 우리가 하늘의 어둠이라고 지각하는 것은 바로 이 빛이다. 전속력으로 우리를 향해 여행하지만 그래도 빛을 내는 성운이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멀어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도달할 수 없는 그 빛 말이다.” 78쪽

 

“시대의 어둠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다는 것뿐 아니라 이 어둠 속에서 우리를 향하지만 우리에게서 무한히 멀어지는 빛을 지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혹은 그것은 펑크 낼 수밖에 없는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을 뜻한다.” 79쪽

 

“바로 이 긴급함, 반시대성, 시대착오 덕분에 우리는 ‘너무 늦은’ 형태이자 ‘너무 이른’ 형태로, ‘아직 아닌’ 형태이자 ‘이미’의 형태로 우리의 시대를 포착할 수 있다.” 79쪽

 

“적기(適期, kairos)는 포착할 수 없는 것”

 

“현재를 무엇보다 의고적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스스로를 그 현재에 등록한다. 그리고 가장 근대적이고 최근의 것들 속에서 의고성의 지표나 서명을 지각하는 자만이 동시대인일 수 있다. 의고적이라는 말은 아르케, 다시 말해서 기원과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기원은 그저 연대기적 과거에만 위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역사적 생성과 동시대적이며, 쉬지 않고 그것에 작동한다.” 83쪽

 

“기원은 그 어느 곳에서보다 현재에서 더 강력하게 뚫고 나온다. 새벽에 바다를 건너오면서 처음으로 뉴욕의 마천루를 본 사람은 현재가 보여주는 이 의고적인 면모, 9·11사건의 비시간적 이미지가 모두에게 분명하게 보여준 폐허와의 이 이웃함을 느닷없이 지각한다.” 84쪽

 

“체험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그것은 결코 도달하지 못하면서도 바로 그 기원에 쉬지 않고 들러붙어 있다. 현재는 체험된 모든 것 속에 남아 있는 체험되지 않은 몫과 다르지 않다. 어떤 이유로(그것의 트라우마 같은 성격 때문이거나, 너무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우리가 현재 속에서 체험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많은 것이 바로 현재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 이런 뜻에서 동시대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결코 있어보지 못한 현재로 되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85쪽

 

“선형적인 시간의 관성적인 동질성 안에 현재를 가필함으로써 동시대인은 시간들 사이에 특별한 관계를 작동시킨다. …… 이 골절을 시간들 사이의, 세대들 사이의 약속과 만남의 장소로 만든다.” 86쪽

 

“과거의 모든 순간과 그 시간을 관련시키고 성경 이야기의 모든 계기와 에피소드를 현재에 대한 예언이나 전조로 만드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87쪽(괄호 텍스트 생략)

 

“시간을 나누고 가필함으로써 시간을 변형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다른 시간과 관련시킬 수 있으며, 그것을 필연[그가 대답하지 않을 수 없는 요청에서 비롯한]에 따라 ‘인용할’ 수 있는 자이기도 하다.” 87쪽

 

“이 그림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우리의 능력, 우리의 세기와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의 텍스트와 문서 속에 있는 그것들의 형상과 동시대인이 될 수 있는 우리의 능력”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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